골프 샤프트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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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골프 샤프트의 이야기]

골프 클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헤드다.

공을 치는 순간 직접 공과 만나는 것도 헤드이고, 브랜드나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도 대부분 헤드에 먼저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골퍼의 움직임을 헤드에 전달하고, 다시

헤드에서 발생한 움직임을 골퍼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샤프트(Shaft)다.

샤프트는 단순히 헤드와 그립을 연결하는 막대가 아니다.

골퍼가 스윙을 시작하면

휘고, 다시 펴지고, 비틀리면서

헤드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샤프트를 이해하려면 먼저

무엇으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샤프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현재 골프 샤프트의 상당수는 탄소섬유,

즉 카본(Carbon)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카본 샤프트는 하나의 두꺼운 재료를 깎아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아주 얇은 탄소섬유 원단에 수지를 입힌 재료를 여러 방향과

여러 층으로 겹쳐서 원통 형태로 만든다.

이때 중요한 것이 섬유의 방향이다.

섬유를 길이 방향으로 배치하면 샤프트가 휘어지는 것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고, 사선 방향으로 배치하면 샤프트가 비틀리는 움직임을

견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샤프트는 겉으로 보면 단순한 원통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여러 방향으로 배치된 섬유층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

샤프트 제조 과정에서는 이렇게 준비된 여러 층의 재료를

설계된 순서와 방향으로 감은 뒤 열과 압력을 이용해

하나의 구조물로 만든다.

결국 좋은 샤프트란 단순히 “강한 재료”로 만든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휘고,

얼마나 비틀리고,

다시 얼마나 빠르게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는가를

설계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샤프트에는 왜 여러 가지 특성이 있을까?

우리가 골프숍에서 샤프트를 보면 무게, 플렉스, 토크, 킥 포인트 같은

여러 가지 숫자와 용어를 만나게 된다.

Flex (플렉스)는 샤프트가 얼마나 쉽게 휘는지를 나타내는 특성이다.

Torque (토크)는 쉽게 표현하면 샤프트가 비틀림에

얼마나 버티는가를 나타내는 특성이다.

그리고 Kick Point (킥 포인트)는 스윙 중 샤프트가 상대적으로 많이

휘는 위치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이러한 특성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스윙에서는

서로 연결되어 작용한다.

골퍼가 같은 헤드를 사용하더라도 샤프트의 무게나 강성,

길이가 달라지면 스윙의 느낌이 달라지고,

헤드가 움직이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샤프트 피팅에서는

단순히 “스윙스피드가 몇이니까 S 플렉스”

라고 결정하기보다 그 골퍼가 샤프트를 어떻게 움직이고,

그 결과 헤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샤프트는 사용하면서 계속 움직인다

골퍼가 어드레스를 하고 백스윙을 시작하면 샤프트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클럽이 움직이는 동안 샤프트에는

휘어지는 움직임과 비틀리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다운스윙이 시작되고 헤드의 속도가 빨라지면

샤프트는 다시 크게 반응한다.

그리고 임팩트 순간에는 헤드가 공을 향해 움직이면서 샤프트에도

상당한 힘이 전달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샤프트는

단순히 “휘어졌다가 펴지는 막대”가 아니다.

헤드의 무게와 속도, 골퍼의 움직임, 샤프트의 구조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하나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골프클럽은 정지해 있을 때보다 움직이고 있을 때

훨씬 복잡한 물체가 된다.

그렇다면 샤프트를 손으로 흔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 하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샤프트를 선택하거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샤프트를

손으로 잡고 위아래로 흔들어 보는 것이다.

샤프트만 분리되어 있다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하지만 헤드와 그립이 장착된 클럽을 같은 방법으로 흔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헤드에는 무게가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샤프트를 위아래로 움직이면 헤드 역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헤드는 샤프트처럼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게와 관성 때문에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지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관성(Inertia)이다.

쉽게 말하면,

움직이던 것은

계속 움직이려고 하고, 멈춰 있던 것은 계속 멈춰 있으려고 하는

성질이다.

따라서 손으로 샤프트를 움직일 때

헤드의 움직임이 샤프트의 움직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차이가

샤프트에 추가적인 힘을 만들어낸다.

이런 동작에서 샤프트에 헤드가 붙는 순간

샤프트의 움직임은 달라진다

샤프트 끝에 약 200g 정도의 헤드가 붙어 있다고 생각해보자.

샤프트만 흔들 때와 헤드를 장착한 클럽을 흔들 때는

같은 움직임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다르다.

헤드의 무게가 샤프트 끝에 있기 때문에 샤프트를 움직일 때

헤드가 따라오면서 샤프트를 휘게 만드는 힘이 발생한다.

그리고 움직임이 반복되면 샤프트에는 단순한 한 번의 힘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는 힘이 들어가는데

이것을 반복하중(Cyclic Load)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한 번 세게 당기는 것보다 작은 힘이라도 계속 반복해서 주는 것이

어떤 재료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카본 샤프트는 여러 방향의 섬유층을 겹쳐서 만든 복합재료다.

따라서 샤프트가 휘면서 동시에 비틀리면 내부의 서로 다른 섬유층과

그 사이의 접착 구조에도 복합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이미 샤프트에 작은 충격이나 흠집, 내부 손상이 있다면

반복되는 움직임이 그 손상을 키우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샤프트에도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등장한다.

Resonance (레저넌스), 공진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네를 생각하면 쉽다.

그네를 아무 때나 밀어주는 것보다 그네가 움직이는 리듬에 맞춰

밀어주면 훨씬 크게 움직인다.

샤프트도 비슷하다.

샤프트에는 자신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려는 고유한 리듬이 있다.

샤프트가 원래 좋아하는 리듬과 흔드는 리듬이 맞아떨어지면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

골프클럽에서는 헤드의 무게와 샤프트의 길이, 구조, 강성 등이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손으로 흔드는 것만으로

실제 스윙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헤드가 장착된 샤프트를 반복해서 흔드는 행동은

샤프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행동이 아니다.

그렇다면 샤프트는 왜 부러질까?

샤프트가 부러지는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강한 충격, 잘못된 장착, 헤드와의 접합부 문제, 사용 중 발생한 손상,

외부 충격, 반복적인 피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카본 샤프트는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샤프트를 다룰 때는

“아직 부러지지 않았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불필요한 충격과 과도한 굽힘, 비틀림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처음 가졌던 의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샤프트를 위아래로 흔드는 행동이 항상 샤프트를 부러뜨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헤드가 장착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흔들면

헤드의 무게와 관성 때문에 샤프트에 반복적인 굽힘과 비틀림이

발생할 수 있고, 이미 손상된 샤프트라면

그 손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샤프트를 확인한다고 무심코 힘껏 흔드는 것은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샤프트는 한 번의 큰 힘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반복한 작은 힘에 먼저 지칠 수도 있다.

골프클럽은 단순한 막대기가 아니다.

헤드와 샤프트, 그립 그리고 골퍼의 움직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그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힘들이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좋은 클럽 피팅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움직임까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골프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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